문학
[스크랩] 두려움 속에
테리(전재민)
2017. 3. 7. 22:20
두려움 속에
좁고 긴 터널에서
따라오는 발자국 소리
심장부터 달리게 하고
서낭당 모퉁이 돌던
소년은 누가 뒤에서
당기는 듯 잰걸음하고
닭 잡는 날
이리저리 도망 다니던
닭
움직일 때 마다 발끝에
힘을 주어 목을
지려밟고.
아내 목에 칼자국 내
샘처럼 흐르는 선혈
남편 손에 든
농약병
입으로 흐르던 거품
눈에 불을 켜고
가슴속 불붙은 듯
괴로워하던 검둥이
묻은 언덕
자리엔 목줄만 남아
사격장 화약 냄새
코끝으로 스며들던
몰래 본드 불던 아이들처럼
넋을 놓고.
아버지 팔 꺾는
소리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소년 가슴으로
가스실 방독마스크
벗고
눈물인지 콧물인지
모르던
파란 잔듸 위에
잔설처럼
추억을 파고드는.
출처 : 캐나다 한국문인협회(KW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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