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스크랩] 삼월 산책길

테리(전재민) 2017. 3. 20. 08:32

삼월 산책길. 

햇살이 부서져 내리는 날에 
아주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하는 
블루베리밭  둑에  산책로 
걸으며 
혹시라도 일찍 고개를 내민 
고사리라도 있을까 싶은  길에 
끌고 산책하는 백인 부부들 
헬로우라 인사하면서 
내가 사는 남의 나라 같은 
나라. 

하얀 나비가 마치 기다리기라도 
 나풀나풀 날아와 
손을 스치고 
깊은 산속이라도 들어   
재잘대는 새소리에 
어느새 다다른 나의 고향. 

자작나무  같은 아직은 옷도  입고 
벌거벗은 나신 같은 나무들 사이로 
색안경 넘어 보이는 하늘은 손끝이 시리도록 
차가운 북녘 바다 같다. 

갈비뼈를 드러낸 듯한 
선로 길을 걸으며 이길 끝나는 곳에 
엄마 얼굴 보이는 .



출처 : 캐나다 한국문인협회(KWAC)
글쓴이 : 테리(전재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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