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천만년을 이어온 짝사랑
그녀의 이름은 워터스프라이트 호수
워터스프라이트 타워가 듬직하게 지키고 있지만
절대 그녀를 혼자차지하게 두지 않으리라
다짐다던 드레드노우와 마틴 산이여.
행여나 그녀가 추울까 봐
바람막이가 되고
행여나 그녀가 외로울까 봐
든든한 수호신으로
지켜온 천만년 세월 속에
그녀 속에 나의 얼굴 비추이고
그녀 속에 수호신이 비추이니
말없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이라
행복이라
겨우내 그녀와 같은 옷을 입고
바람을 맞아온
눈비를 맞아온
세월
옥색 옷 갈아입고 맵시
한껏 뽐내며 봄바람 살랑살랑
그녀에게
우리가 있다고
수호신이 있다고
전해주오.
2017.6.17 테리.
요산이 워터스프라이트 타워랍니다.
17키로 산행길이 마치 장애물 경주 하듯 온통 장애물 투성이라 발쪽을 신경써서 웅덩이에 빠지지 않으려고
개울에 빠지지 않으려고 하면 위쪽에 나무가지가 얼굴을 냅다 때리고
갑자기 나타난 불청객같은 고목이 얼굴을 막아 서는
그렇게 바위 투성이인 너덜지대까지 통과하니
눈으로 만들어진 다리가 아래론 개울이라고 하기엔 너무 무시무시한 물이 흐르는
그런곳을 아슬아슬하니 건너고 마지막으로 치고 올라간 눈경사가 장난이 아니던 그런곳도
간신히 지나 호수에 도착하니 아직 여기는 한겨울
그래도 호수는 녹기 시작해서 옥색으로 갈아 입고
우릴 맞이 하더랍니다.
캐빈이라는 오두막의 붉은 빛이 너무도 아름다운데 번호키를 달아 놓아 안에 들어가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는.
내려 오던 길 결국 우리가 올라 간길 20키로를 1시간30분을 넘게 사륜구동으로 달려 간 그길에도 아름다움이 널려 있었지요.
너덜지대에 이미 완성된 작품 니스칠만 해서 전시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두매산골 캐나다의 밀림 이 밀림엔 곰도 많이 살고 쿠거와 뱀도 있다는 군요. 캐나다서 뱀은 못봤는데.
호수가에 텐트치고 망중한을 보내는 그들이 부럽기도 하다 곰이 오면 어쩔려나 걱정도.
얼음이 녹아 가는 호수의 아름다움이 사진엔 잘 표현이 안되었네요.
죽은 나무들이 작품처럼.
세상에나 이렇게 김이 모락모락 날것 같은 곰똥이 여기 저기...
결국 하산길에 아주 멀지 않은 거리에 곰을 볼 수 있었는데 그 덩치에 압도되어 버려서 말도 못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나무잎만 찍혔더라고요.
비포장 써비스 로드의 거친곳은 우릴 다시 먼지 풀풀 날리면서 달리던 시골버스를 연상시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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