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름방학을 이용해 가게에서 일을 하는 딸이
손님들중에 좀 더티한 손님들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아유 참...
"아빠 가게 아니었음 나 벌써 퀵(그만두다)했다!"
"야 아직 한달도 못하고 그럼 어쩌냐,아빤 혼자서 1년을 넘게했고 이가게 한지도 벌서 2년이 넘었구만
아빤 너보다 더 손님들에게 스트레스받고 설겆이하고 요리하고 청소하고 냉장고 채우고
시장보고 해야하는데..."
틈만나면 책을 읽고 파는 잡지를 보는걸 보질못하게 했더니
인상을 쓰면서"아빤 엄마랑 똑같애"한다
그래서 "넌 엄마랑 똑같애.아빠 생각은 조금도 안하는"
딸이 안좋게 생각하는 것도 엄마랑 똑같애
내가 안좋게 생각하는 것도 엄마랑 똑같애 결국 엄마랑 똑같애는 아주 싫어 하는 표현이 되어 버렸다.
여름방학인데도 학점(이곳 고등학교는 한국의 대학처럼 학과목도 찾아다니면서 듣고 시험결과가 안좋으면 방학에 보충수업을 해서 학점을 따야 한다.)이 안되서 보충수업을 하는 아들때문에 애들엄마가 벤쿠버로 다시내려가고 딸만 남겨 놓았다. 물론 가게일을 도와 주라는 이유때문에...
물론 여름방학이라 바빠 도움이 되는건 사실이지만
집에 오면 내일이 더 많아 진다.
가게에서도 주방일에 청소에 설겆이,쇼핑을 하고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 오면
전에 혼자있을땐 대충라면끓여 먹곤 하던게 딸이 있으니 국이라도 한가지 끓여서 먹어야 하니
힘에 부친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 "아빠 난 청소같은거 싫어해."하는 딸에게 청소를 시켜놓으면 오히려 더 어질러 지기 때문에
청소에 "니 옷은 니가 빨아 "하고 지켜보니 손빨래 하는게 영 아니다.해서 내가 빨래하고
내가 밥하는 동안에 일본드라마와 만화를 보는 딸에게
"아빠도 아빠자리 사표내고 싶다.너무 힘들어"
옛날처럼 아빠의 권위는 아예 바라지도 않는다.
힘들게 일하는 아빠에게 힘이 되주는 공부라도 잘하는 아들딸이 되어 주었으면하지만
아빠가 힘든건 당연시하는게 어떤땐 화가 난다.
예전에 동태국을 끓이면 어두일미라면서 아버지는 머리를 빨아 드시고 나에게
몸통을 주었던 일을 기억한다.
나중에서 아버지도 몸통을 좋아 하신다는 걸 알았다.머리가 먹을게 없다는걸
나도 머리를 먹어 보고서야 알았다.
가게를 하기전 아는 분이 자기가 알던 편의점하던 분이 항상 유효기간이 지난 깡통음식이나
유제품들을 먹었는데 어느날 암진단을 받고 돌아 가셨다면서 한국사람이 많이 하는 편의점 대부분이 그렇게 살고 있을 거란얘길 듣고서도 직장생활만 한 난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내가 음식을 파는 식당과 음료등을 팔다 보니 그얘기가 생각이 난다.
"냉장고에서 날짜가 다된 요플레를 먹으라고 딸을 주니 유효기간이 다됐다고 안먹는단다.
바나나 색이 변하는 것을 집에 가져와 바나나 먹으라니 그건 안먹고 쿠키를 먹고
나 쿠키좋아하는데 한다.음료수도 찌그러진것은 팔기 힘들어 먹으라고 하면 찌그러졌다고 다른걸 먹겠다고 하고
그래도 고마운건 그또래 아이들이 유명 브랜드아님 안입고 안신고 멋을 부리기 시작하고 화장까지 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아직 딸이 그런 멋을 부리지 않고 다떨어진 무명운동화도 그냥 신고 다니는게 고맙다.
딸왈
"우리 학교(인센티브스쿨)애들 다 브랜드 신발에 옷 한달에 한번정도는 사는것 같다면서 다들 부자야"
우리만 아니고 한다.
" 그럼 너도 브랜드 신발사서 신지"
"응 됐어 난 난 돈이 더 좋아"
"학교에서 끝나고 사먹기도 하는데 난 항상 얻어먹기만 해"
"그럼 너도 한번쯤은 사야하는거 아냐."
"아냐 괜찮어 걔네들 부자야"
딸을 보면 안스런 마음이 들기도 하다가 내혼자 힘들게 가게서 집에서 일하다 보면 화나기도 하면서
역시 싱글이 좋은데 그걸 이제야 깨달았으니...하는 생각이 든다.
아침엔 7도 10도 정도 되고 낮엔 27도정도 되는 요즘날씨에
딸래미는 밤에 춥다고 자꾸 그런다.몸이 부실한가 하는 걱정도 되면서
말로는"야 영하 40도 되는 겨울에도 사는데 이날씨가 뭐가 추워 시원하지"
애증이 교차하는 아버지 자리 나도 사표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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