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직장에서 만나 몇년을 연애???하다
개봉동 개봉예식장에서 결혼을 하고
모래내시장에서 가까운 남가좌동 부엌도 주인집과 같이 쓰는 단칸방에서
신혼을 시작한게 어제 같은데 15년이란 세월이 훌쩍 가버렸네요.
그동안 이렇게 튼튼하게 커준 쌍둥이들과
나보다도 더 애들을 사랑한 아내에게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남들처럼 그 흔한 다이아 박힌 반지하나 예물로 주지 못하고
화장품이니 옷이니 그저 손에 꼽을 정도로 사준거 밖에 없는
무심한 남편으로 살아 오면서
신혼초엔 서로가 살아온 나날이 너무도 달라
싸우기도 많이 싸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젠 서로 얼굴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래도 아직도 삶에 쪼들리고 시간에 얽매여
못다해준 사랑한다는 말한마디도
서양노인네들처럼 남들의식하지 않고 정다운 입맞춤 한번 쑥스러워 못하는
남편입니다.
해마다 생일이고 결혼기념일이고 그저 지나치기 일쑤이었던 나날들
(결혼초 몇년은 케익이라도 사들고 왔지만)
결혼15주년을 자축하면서 앞으론 좀더 나은 남편이 되고자 노력할것을 다짐해 봅니다.
이민온지 13년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서양사람들처럼 아무데서나 포옹하고 입맞춤하게
낮설고...한국 뽕작음악을 좋아하고...된장찌개를 좋아하는 남편이 아내에게
꽃다발을 바칩니다.
사람은 닮아 간다고 하죠.
군대서 꼽창밑에 꼽창난다고도 하고...
모진 시어머니밑에서 더 모진 며느리가 나오고...
어머니 아버지의 사랑의 표현이 약했었고 말다툼도 많이 하셨던
어린시절...그게 은연중에 나의 의식속에 잠재해 있었던것 같아요.
신세대로 살고 싶어도 어색한건 그래서인지...
아무쪼록 우리 쌍둥이 신디와 토미가 우리가 많이 다툰 그런걸 닮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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